2편. 나의 창작 리듬 관찰하기 - 루틴은 자신의 에너지 패턴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매일 글을 써야지.' 다짐은 했는데, 막상 자리에 앉으면 아무것도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 반면 어떤 날은 시작도 하기 전에 아이디어가 넘쳐 손이 따라가지 못할 때도 있다. 이 차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이 언제, 어떤 상태일 때 창의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루틴을 만들기 전에 반드시 선행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다.

 

2편. 나의 창작 리듬 관찰하기 - 루틴은 자신의 에너지 패턴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창작 루틴을 만드는 5단계

 

1편. 왜 창작 루틴이 필요한가

2편. 나의 창작 리듬 관찰 ← 현재글

3편. 영감을 루틴화하는 입력 시스템(예정)

4편. 실행과 반복의 구조 설계(예정)

5편. 루틴을 나의 정체성으로 통합(예정)


 

아침형 인간이 아니어도 괜찮다

많은 생산성 책들이 '아침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공식은 아니다. 인간의 신체에는 고유한 생체 리듬, 즉 크로노타입(Chronotype)이 있다. 아침에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후나 저녁이 되어서야 두뇌가 본격적으로 깨어나는 사람도 있다.

 

개인의 생산성은 하루의 시간대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생산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간대를 알면 더 효과적으로 하루를 계획할 수 있다.

 

창작도 마찬가지다. 내가 언제 가장 잘 쓰고, 그릴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 시간대에 창작 작업을 배치하는 것이 루틴 설계의 출발점이다. 남들의 루틴을 따라 하기 전에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먼저 읽어야 한다.

 

 

하루 중 창의력이 피어나는 시간대 찾기

창의적인 작업에는 두 가지 상태가 있다. 완전히 몰입해서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딥 워크(Deep Work)' 상태와 가볍게 정보를 소화하거나 정리하는 '로우 워크(Low Work)' 상태다.

 

내 하루를 돌아보면 이 두 가지 상태가 번갈아 나타난다는 걸 알 수 있다. 오전 중반에 집중력이 최고에 달했다가 점심 직후에 급격히 떨어지고 오후 늦게 다시 한번 에너지가 올라오는 패턴.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포모도로 기법처럼 단기간에 업무를 수행하고 작업 세션 사이에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이는 규칙적인 휴식을 통해 두뇌에도 좋다. 그리고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 더 창의적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원리를 창작에 적용하면, '최고 에너지 시간대 = 창작 집중 시간', '에너지가 낮은 시간대 = 자료 수집·정리·SNS 반응 확인'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뇌를 가장 맑을 때 가장 중요한 일에 쓰는 것이다.

 

 

집중을 방해하는 환경과 습관 파악하기

창작 리듬을 깨는 요인은 외부에도 있고 내부에도 있다. 외부 방해 요소로는 알림, 소음, 불편한 작업 공간 등이다. 내부 방해 요소로는 완벽주의, '지금 기분이 아니다'는 자기 합리화 또는 다른 탭을 열고 싶은 충동 같은 것들이다.

 

미국 UC 어바인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한 번 방해받은 집중력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려면 평균 23분이 걸린다. 하루에 알림을 10번만 확인해도 이미 230분 -거의 4시간에 가까운 집중 시간이 사라지는 셈이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집중력이 무너지는지를 알아야 그 상황을 구조적으로 제거하거나 피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Q. 어느 공간에서 가장 잘 집중되는가? (카페, 집 책상, 도서관)

Q. 배경음악이 있을 때 더 잘 쓰이는가, 조용할 때 더 잘 쓰이는가?

Q.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을 때와 없을 때 작업 질이 어떻게 다른가?

Q. 밥을 먹은 직후에 창작이 되는가 아니면 공복일 때가 더 나은가?

이 질문들의 답을 솔직하게 기록하다 보면, 내가 집중을 방해하는 환경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나만의 리듬을 데이터화하는 방법

막연하게 '오늘 집중이 잘 됐다'FK고 느끼는 것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루틴을 설계하려면 '주관적인 감각'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를 마칠 때 3가지를 짧게 메모한다.

① 오늘 창작이 잘 된 시간대는 언제인가?

② 그때 나의 컨디션, 환경, 작업 전 행동은 무엇이었나?

③ 반대로 막혔던 시간대와 그 이유는?

 

이것을 일주일만 반복해도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 특정 행동 이후에 창작이 잘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나만의 창작 에너지 지도'다.

 

노션(Notion)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좋고 종이 일기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도구의 화려함이 아니라,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 자체다.

 

 

실습: 1주일 창작 에너지 로그 기록하기

아래 형식으로 딱 7일만 기록해 보자. 거창하게 쓸 필요 없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하다.

날짜 시간 에너지 상태 잘 됐나? 특이 사항
월요일 오전 9~10시 O 커피 마신 후, 조용한 카페
화요일 오후 3~4시 X 점심 후 졸림, 알림 많음

 

1주일 후, 이 표를 보면 자신의 창작 황금 시간대가 어디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루틴의 뼈대가 된다. 타인의 루틴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리듬 위에 나만의 구조를 세우는 것이다.

 

 

관찰이 먼저 루틴은 그다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루틴을 만들 때 '무엇을 할 것인가'부터 결정하려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언제, 어떤 상태에서 가장 잘 창작하는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관찰 없이 만든 루틴은 오래가지 않는다. 내 몸과 리듬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는 것과 같다.

 

1주일의 관찰이 끝났다면, 이제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력 시스템을 만들 차례다. 3편에서는 그 창의적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쏟아야 할지를 다룬다. 좋은 창작자는 영감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영감이 들어오는 통로를 잘 설계한 사람이다.

 

※ 다음 편 예고: 3편. 영감을 루틴 화하는 '입력 시스템' 만들기 - 좋은 창작자는 좋은 입력 설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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